[화폐&페이] "한은 디지털화폐, 가상자산과 구분돼야"

CBDC 관련 법적 이슈 및 법령 제·개정 방향 연구 결과 발표
민간 디지털화폐와 구분돼야…민·형법 제·개정 필요

신은섭 기자 승인 2021.02.08 16:11 | 최종 수정 2021.02.13 14:58 의견 0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를 둘러싸고 성공적인 운용을 위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존 화폐와 동일하게 통용될 수 있는 법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기존 법을 제·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기존 법정 화폐와 교환비율이 1대 1로, 사실상 화폐의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8일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법적 이슈 및 법령 제·개정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는 CBDC가 일반 가상화폐와 구분돼야 하며 이를 위해 한국은행법, 특정금융정보법 등 별도의 법적 지위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CBDC의 법적 성질을 밝히는 동시에 한은의 CBDC 발행 권한, CBDC 시스템 운영 가능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된 이번 연구는 정순섭 서울대 교수, 정준혁 서울대 교수, 이종혁 한양대 교수가 맡았다.

연구팀은 CBDC가 기존의 통화법제상 법화로서의 요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어 법화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법화는 중앙은행에 의한 발권력 독점과 강제통용력을 가진다. 민간기업의 디지털 화폐와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에 CBDC가 가상자산에 포함되지 않도록 '특정금융정보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한은이 화폐 발행 권리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적 형태의 화폐인 CBDC를 발행하는 것은 한은의 목적 및 업무범위에 포함된다는 판단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는 유체물인 한국은행권과 주화를 의미하는데, CBDC가 이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기 어려우므로 별도의 CBDC 발행 근거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CBDC 발행 방법으로는 이용자가 보유한 현금을 CBDC로 바꿔주는 교환형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때 한은이 직접 이용자에게 발행하는 ‘직접형’과 금융기관 등 중개기관을 통해 교부하는 ‘혼합형’ 등 두 가지 방법이 거론됐다.

CBDC의 발행·유통·환수 등을 위한 CBDC 시스템은 지급결제시스템에 해당하므로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에 따라 CBDC 시스템을 운영하고 이에 대한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CBDC의 취득, 압류 가능 여부 등 다양한 사법적 이슈에 관한 원칙을 민법 등에 별도로 마련해야 하며, CBDC에 대한 위·변조를 처벌할 수 있도록 형법 등의 제·개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CBDC에도 현금을 대상으로 한 자금세탁방지 규제가 적용될 수 있으며, 한국은행이 CBDC 관련 업무 수행 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설정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할 필요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관련하여 가상환경에서의 파일럿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를 계획대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관련 법률 및 제도의 정비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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