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e슈] '사의 표명' 이국종 교수 "이번 생은 망했다…총선 안 나간다"

이국종 교수,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사의 표명
병원과 깊은 갈등의 골 "적자? 거짓이다"
"일반 교수로 돌아가 학생 가르치겠다"

민시우 기자 승인 2020.01.21 12:07 | 최종 수정 2020.03.31 13:2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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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뉴스 캡처

[이뉴스데일리 민시우 기자] "더 버티기가 힘들어 길어도 1년 정도 더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기가 좀 앞당겨졌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이국종 교수가 20일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2월 3일 센터장직에서 물러나 평교수로 재직하며 외상센터에 대한 어떤 운영도 관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지난 2016년 6월 외상센터 출범과 함께 3년 7개월여 동안 센터장직을 맡아온 이국종 교수는 센터장 임기 1여 년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아주대병원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지원 문제 때문이다.

지난 13일에는 아주대병원 유희석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해당 녹취록은 4~5년 전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유 원장의 "때려치워 이 xx야,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등 소리치는 내용이 담겨있어 상당한 파장을 불러왔다.

사퇴 의지를 밝힌 이국종 교수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주대병원 측과의 갈등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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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뉴스 캡처

이 교수는 "복지부부터 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다.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했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에서 '예산을 그런 식으로 빼먹지 말라, 제대로 쓰라'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작년에 저희에게 온 예산이 63억 원이다. 그러면 간호사 예산을 뽑아야 한다. 병동, 회복실, 수술방, 마취, 항공전담 등 5개 부서 중 간호사 증원이 안 되면 버틸 수 있는 외상센터가 없다. 그런데 중환자실만 간신히 등급 맞춰서 증원했다"고 말했다.

'외상센터에 환자 1명 받을 때마다 138만 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병원 측 발언에 대해 이 교수는 "아주대에는 컨센서스가 전혀 없다. 이런 사업을 하면 안 된다. 2012년에 신청했는데 병원에서 하도 안 도와줘서 아예 하지 말라고 그랬다. 내가 계속 그렇게 말해왔다"고 전했다.

또 "김문수 지사가 수술하고 있는 자신을 불러내 옆에 세워두고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1차 선정에 떨어진 8년 전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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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뉴스 캡처

"아주대학교병원이 작년 5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고 밝힌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병원이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 하나"라며 "적자라는 말은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병원장인 한상욱 병원장이 개인적 용무로 비워둬야 하는 외상 환자용 수술방에서 암 수술하다가 실사에 걸려 하반기 운영비 7억2,000만원을 환수당했던 일을 설명하며 "그런 일을 한 사람이 지금 병원장"이라고 설토했다.

아주대병원이 '이국종' 이름을 팔아 수익 사업을 진행하려 했다고 말한 그는 "'헬기가 시끄럽다' 등 외상센터를 걸고넘어졌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그랬다"면서 "여기 병원이 이기면 공식적인 루틴으로 계속 예산 떼먹어도 상관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 외상센터 사업을 반납해도 100병상은 더 추가로 생긴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예산 떼먹는 병원에 질린 이국종 교수는 "2018년에 끝내려고 책에다도 다 적어놨다"고 말하며 "나도 이제 모르겠다. 그냥 교수의 삶을 살겠다.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에 대한 이야기에 이 교수는 "원내 정치도 못 하는 데 내가 무슨"이라며 "지금도 내가 다른 병원으로 간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한다. 그런데 안 한다. 한국에서는 죽어도 다시는 이거 안 한다. 보직 내려놓고 의과대학 일반 교수하며 학생 가르치면 된다"면서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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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뉴스 캡처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병원과의 갈등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종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세상을 다 구하고 싶은 의사' 대 '영웅 뒷바라지에 지친 병원'이 현 상황에 대한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면서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양쪽이 다 열심히 했는데 양쪽이 다 지쳐 있는 상황이다. 법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지난해 이 교수가 주장한 의료비 부당 사용을 조사했지만, 아주대가 법과 제도에 어긋나게 행동한 적은 없었다. 양자가 포용하는 자세였다면 간호사를 10명쯤 더 늘리면서 서로 협력할 수 있었을 텐데 감정 골이 너무 깊었다. 궁극적으로는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이 우선의 목표이니까 목표에 맞춰서 행동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국종 교수는 총선 출마를 위한 일이 결코 아니며 다른 병원으로의 이동도 없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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