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을 통해 신종 163종과 미기록종 304종 등 총 467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환경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을 통해 신종 163종과 미기록종 304종 등 총 467종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은 2006년부터 곤충,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생물들을 찾는 연구사업으로 동굴, 토양, 오염지역, 청정지역, 동물조직(내장 등에 기생) 등 전국단위 다양한 환경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그간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약 1만9000여 종의 생물을 찾아내어 국내외 학술논문에 기재하는 등 국가생물종목록 5만6000여 종(2021년 기준)을 구축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신종 163종 중에는 고치벌과인 '긴배흰끝마디고치벌(크라토스필라 롱지베나, Cratospila longivena)'이 관심을 끈다.
이 벌은 식물의 과실이나 잎에 피해를 주는 초파리 등에 알을 낳아 성충이 되면 숙주를 죽이고 나오는 생활방식을 갖고 있어 생물학적 방제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펄조개'의 외투강(조개와 같은 연체동물의 외투막과 몸 사이에 있는 빈 곳)에서 기생하는 콘코프씨루스류(Conchophthirus n. sp.)는 특이하게 조개류의 외투강에 기생하는 원생생물로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신종으로 확인됐다.
이번 신종 중에는 의학 등 생명공학(바이오)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 미생물들도 다수 포함됐다.
벼 근권(식물 뿌리둘레의 영역)에서 분리된 2종의 신종 세균인 펠로모나스류(Pelomonas) 균주 피7(P7), 피8(P8)은 병원성 세균(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녹농균)의 생물막 생성을 억제하는 특성이 밝혀졌다.
세균에 의해 생물막이 생성되면 막 안에서 활동 중인 세균의 대사 활동을 감소시켜 항생제의 확산을 막게 되는데, 이 생물 막을 억제하는 특성을 활용해 항생제 저항성이 없는 물질을 생산하면 산업적으로 이용 가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방사선에 내성이 있어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가지는 세균류로 알려져 있는 히메노박터류(Hymenobacter)에 속하는 생물 3종 등을 포함하여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종 7종도 발견됐다.
미기록종 304종 중에서는 비단게의 배 부분에 기생하는 '비단게옆주머니벌레(가칭)' 등 주머니벌레류 미기록종 4종이 눈에 띈다.
주머니벌레류는 유생 시기에는 물속을 떠다니다가 게에 붙어 부속지가 퇴화되면서 게의 몸속으로 조직을 뻗어 영양분을 섭취하는 독특한 기생성 갑각류로 1~2cm 크기의 노란색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밖에 혹돔의 아가미에서 찾아낸 미기록종 '부채꼴팔손이흡충'은 8개의 흡착기관이 부채모양으로 생긴 편형동물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에 실시한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를 통해 찾아낸 신종 및 미기록종을 대상으로 유용 생물자원 연구 등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 Science Word
자생생물: 지리적으로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하여 서식하는 생물분류군을 통칭. 여기서는 한국 주권이 미치는 영토 내에서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생물분류군으로 정의
무척추동물: 동물들 중 척추뼈를 가지고 있지 않은 모든 동물을 통칭하는 단어로 어류, 양서·파충류, 조류, 포유류를 제외한 동물
외투강: 조개류의 껍질 아래에 얇은 층처럼 생긴 막 안쪽에 발과 내장낭 양측면에 존재하는 한 쌍의 공간을 말하며, 입수공과 출수공을 통해 이 공간으로 물이 드나들 수 있다.
숙주: 기생 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
콜로니: 세균이나 균류 등이 고형배지에서 배양되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집단
황색포도상구균: 식중독뿐만 아니라 피부의 화농, 웅이염, 방광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균
표피포도상구균: 사람의 피부에 주로 있는데, 보통의 경우 병원균이 아니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생물막을 형성하여 염증을 일으킴
녹농균: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감염이 되면 염증과 패혈증 등을 일으키며, 항생제에 저항성을 가짐
생물막: 미생물의 집합체로, 부착표면에 세포들이 서로 들러붙어 막을 형성. 막이 형성되면 막 안의 세균 대사 활동을 감소시켜 항생제의 확산을 막아 감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어렵게 만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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