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분해하는 애벌레의 활약 [Green Science]
노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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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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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대표적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높이는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구 환경의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 등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벌집나방)의 애벌레 ‘왁스 웜’의 침 속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사진=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
페트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은 연간 4억톤(t)에 달하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양폐기물이 쏟아지며 세계적으로 연간 26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해 자연계에 사는 한 나방의 애벌레 침 속에 이를 분해할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존 연구 결과에서는 플라스틱 분해를 위해 인위적으로 고온 환경을 만드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했던 반면 이번 결과는 이러한 사전 준비 없이 쉽고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및 재활용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 등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벌집나방)의 애벌레 ‘왁스 웜’의 침 속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꿀벌부채명나방은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플라스틱을 먹어 ‘환경 지킴이’ 곤충으로 꼽힌다.
연구진에 따르면 왁스 웜의 침 속에는 ‘페놀산화’ 계열에 속하는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는 플라스틱 폴리에틸렌의 구조를 빠르게 해체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의 주원료이자 페트병 제작에도 쓰인다.
(사진=PIXABAY)
기존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는 애벌레가 폴리에틸렌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온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 등 특별한 환경 조건이 필요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왁스 웜’은 특별한 전처리나 환경 조건이 필요 없이 상온에서도 플라스틱을 먹었다. 특히 플라스틱이 자연계에서 분해되려면 수 백년이 걸리는 반면 이 효소에 닿은 플라스틱은 수 시간이면 분해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가 어떤 과학적인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지난 2017년 ‘갈레리아 멜로넬라’(Galleria mellonella)라는 학명을 가진 명나방과의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플라스틱을 먹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폴리에틸렌을 빠르게 분해하는 애벌레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를 12시간 동안 비닐봉지를 넣어둔 뒤에 봉지 무게가 92㎎이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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