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사태]① ESG 경영 평가 무색한 ‘상생相生의 그늘’

김명신 기자 승인 2022.10.24 11:33 의견 0

편집자주=ESG 전문 평가 업체인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ESG 경영 성과와 기업의 재무 성과를 나타내는 수익성의 회귀분석 결과, ESG 종합 성과가 1년 후 기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의 생존이자 성장,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ESG 경영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죠. ‘착한 소비’와 ‘가치 소비’ 등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슈머들이 늘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속가능성 이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소비문화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죠. 이들은 친환경, 공정성, 인권 등 ESG 이슈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목합니다.

해당 기사와 관련없습니다. (사진=PIXABAY)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프랜차이즈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하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며 ESG 전담 조직까지 신설했다.

그러나 허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SPC그룹이 ‘ESG 경영’ 성과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지 20여일 만이다.

최근 SPC그룹 계열사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경기도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면서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에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무자 B씨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사고 후속처리 역시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현장을 목격한 근로자들을 뒤늦게 휴가 보내는가 하면 장례식장에 상조 물품이라며 SPC 빵을 가져다 놓는 등 부적절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SPC의 미흡한 대응과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꼬집으며 불매운동 게시글이 확산되고 있다.

SPC그룹은 이달 초 허영인 회장이 ‘상생과 나눔’ 경영 철학을 적극 실천하며 가맹점과 협력사,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파리크라상이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점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대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한 지표로, 동반성장위원회 평가와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를 합산해 산정한다.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가맹점과의 상생 활동 및 다양한 협력사, 지역사회 지원 등 적극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을 펼쳐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면은 달랐다. 그 일환 중 하나가 던킨도너츠 손실보전 이행이다.

지난해 경기도 안양공장을 비위생적으로 관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을 받은 SPC 산하 비알코리아 계열 던킨도너츠는 1년여가 지나서야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사과하고 손실보전금 지급에 나서기로 했다.

던킨은 지난해 9월 환풍기와 일부 설비 등에 곰팡이 등 이물질이 끼어있는 ‘비위생적인 생산 공정’이 담긴 제보 영상이 공개되면서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점주들의 피해가 커졌지만 1년여 만에 본사와 합의에 이르게 되면서 조금이나마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계열사에서 잇단 사고로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국정감사에서 던킨 공장 위생문제가 재차 거론되자 부담을 느껴 뒤늦게 가맹점주들과 합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잇단 계열사 인명사고와 관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사진=SPC그룹)


한편 잇단 계열사들의 잡음과 관련해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급기야 입장문까지 내면서 SPC 본사의 변화를 촉구했다. 회사 이미지 타격에 따른 자구적으로 생존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슬픈 애도를 드린다”면서 “회사에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대국민 사과를 통해 약속한 안전경영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생적으로 깨끗하고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내부의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들의 분노가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반 가맹점에도 큰 고통인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여론의 악화에 가맹점주들까지 변화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허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모양새다. 이른바 ‘파바사태’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뢰도’에 따른 것이 그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PC 사태]② 끝나지 않은 ‘파바사태’…당국의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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