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규종 "연기·그림 활동은 나를 깨는 작업…즐기고 있다"

아이돌→배우→그림, 다채로운 활동 중인 김규종
노래하던 무대가 연기의 장소로
독립영화 출연 등 본격적인 연기자 행보

김은정 기자 승인 2019.11.08 16:41 | 최종 수정 2019.11.13 15:34 의견 0
ⓒ 벨라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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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데뷔 15년 차 연예인, 신선함보다 익숙함으로 다가올 시기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차분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오다가 이제야 스스로의 벽을 깨기 시작했다. 노래는 물론 연기,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아이돌에서 배우로 새로운 꽃을 피우려 한다. 배우 김규종의 이야기.

김규종은 지난 9월 27일부터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왕복서간’에 출연하고 있다. 일본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중학교 시절 동창이자 지금은 오래된 연인 사이인 준이치와 마리코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15년 전 발생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독특한 형태의 서스펜스다.

그가 맡은 역은 남자 주인공 준이치로 한없이 부드럽고 자상한 모습 뒤에 비밀스럽고 차가운 면을 지닌 인물이다. 연극 ‘잃어버린 마을’(2019)에 이어 두 번째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김규종에게 관심이 모아졌던 바, 연기자로 변신한  소감을 물었다.

“정말 많이 하고 싶었던 무대였기에 즐겁고 재미있다. 늘 다른 장르에 대해 겁이 났고, 벽이 있었다. ‘언제가 좋을 까’ 생각하다가 올해부터 용기를 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긍정적이지 않을지라도 괜찮다는 마음이 확고해지면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 벨라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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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춤을 선보이던 무대가 이제는 연기하는 장소가 됐다. 낯설게 변한 무대에서 전해야 하는 작품 또한 일본 정서가 강하게 녹아있는 이야기였기에 도전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전까지 서오던 무대와 달라서 걱정이 많았다. 일본 공연이 있어서 초반에 늦게 합류했다. 텍스트양이 많아서 우선 외우는 데 집중했다. 고민하는 나에게 형들이 ‘괜찮다, 만드는 것보다 찾아가 보자’고 말해주면서 ‘네가 생각하는 준이치는 어떠냐?’고 물어줬다. 또 ‘거기서 감정을 보여주면 좋겠다’ 같은 조언을 해줬다. 옆에서 형들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 에녹 형님이랑 대화하면서 인물에 다가가는 방법을 배웠다.”

김규종은 “‘왕복서간’에 참여한 뒤 후회한 적이 있다”고 웃으면서 털어놓는다.

“대본을 보고 재미있어서 ‘하고 싶다’고 덥석 말을 했는데, 몇 주 후에 후회가 됐다.(웃음) 대사를 못 외울 것 같았다. ‘이걸 잘 해낸다면 그다음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겠지!’ 생각하면서 노력했다. 감정이 섬세하게 묻어있는 작품이라 잔잔함 속에 엄청난 파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고민을 거쳐 마지막까지 잘 이끌어간다면 이후 어떤 작품을 마주해도 흔들리지 않고 더 단단해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아이돌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한 김규종이 연기하며 가장 어렵다고 느낀 점은 무엇일까.

“부담감이 가장 크다. 아이돌 출신이기에 무엇이든 크게 보인다는 건 알고 있었다. 연습하면서도 느꼈고, 무대에 서 있을 때는 물론 내려와서도 느낀다. 지금은 즐기고 있다. 다른 동료들은 충분히 준비하고 온 친구들이잖나. 그에 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돌아보기도 했다. 발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가 말을 트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노력을 쏟았겠나 생각하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 채워가려고 한다.”

가수 출신임에도 장기를 살릴 수 있는 뮤지컬이 아닌 온전히 연기만 선보이는 연극 무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연극과 뮤지컬을 나누는 건 아니지만, 연극에 조금 더 매력을 느꼈다. 대본을 읽는 자체가 즐겁다.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며 고민을 하게 된다. 음악 위에 이야기를 얹어가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벨라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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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더블에스501(SS501)로 데뷔해 오랜 시간 무대에 서온 그는 최근 연기는 물론 그림 등 다양한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가수 외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는 이유를 물었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그룹으로 움직였다. 팀의 이미지가 있으니 내가 원하던 색이 아닐 때도 있었다. 당연히 좋아서 함께 했었고, 솔로 음반도 냈었다. 음악이 아닌 다른 매개체로 내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고 연극에도 출연하고 그림도 그려보게 됐다. (지난 4월 ’2019 BAMA 제8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서 전시도 했었잖나?)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는데 ‘우리끼리 즐겁게 해보자’는 말에 시도해봤다. 일종의 나를 깨는 작업이다. 기존의 나를 한 꺼풀 벗어낸다는 게 연극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되더라. 지금은 많은 것들이 즐겁게 느껴진다.”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규종은 사람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내가 누군지 몰라도 괜찮다. 그저 ‘나 저 사람 연극에서 본 거 같은데, 참 괜찮았어’라는 말을 듣게 되는 정도가 지금의 목표다.”

데뷔 15년 차에도 새로운 도전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는 김규종, 앞으로가 기대되는 그의 활동 계획이 궁금해졌다.

“일단 ‘왕복서간’ 잘 마치고 싶다. 얼마 전에 독립영화를 찍었다. 제목은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최은종 감독)고 11월에 시사다. 내년에는 영화제에서도 인사드릴 것 같다. (어떤 역할을 맡았나?) 이름이 백마탄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역할인데, 외계인이 침공한 상황이라 다들 벙커에 모여있는데, 지구가 끝나도 나는 사랑을 하겠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SF코미디라 재미있을 거다. 또 다른 영화 시나리오도 검토 중에 있다. ‘어떻게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 좋을까’ 신중하게 한발씩 내디디고 있다. 팬미팅도 계획에 있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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